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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참회록에서 노년의 마음일기
  • 정옥경 기자
  • 등록 2024-11-16 09:24:31
  • 수정 2024-11-16 09: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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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가 인생 반성문
  • 내 포용하는 노후의 마음

 부용 이청자님은 80세를 인생의 소회를 한 장의 육필로 자녀들에게 전하신다.


 80세 어머니의 인생이 그려진다.

노년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글로 정리한 것이 자녀의  인생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인생을 돌아보며 현재의 마음을 평안히 하는 것이 웰에이징이다. 



ㅡ 나무아미타불 ㅡ

                               글.부용 이청자

아미타부처님 참회합니다

이 중생이 세상과 인연맺은지 78년

아버지의 얼굴조차 그릴수도 없는 홀어머니의 철없는 막내딸로 살아온 먼 시간부터 되돌아보니

행복한 시간보다 참회의 시간이 너무도 많습니다 

팔공산 오동나무에도 부끄럽고

동화사 처마에도 부끄럽고 ....

부처님전에는 감히 무엇하나 

이루어달라고 기도할 엄두조차 없습니다

부끄러움을 알아차린 순간

욕심만큼 얻지못해 힘겹고

기대만큼 성취하지못해 아쉽고

세월만큼 노력하지 못해 후회스런 마음뿐 일생이 회환뿐인 노년이 되어버렸습니다

백일도 지나지 않아 홀로 되신 어머니와 덩그러니 남겨진 세 자매는 배 고팠고 고달팠고 애달팠던 시간들을 바람도 찬 겨울 밤길을 지나듯 바삐도 지나왔나 봅니다

정신차려 주변을 보니 그래도 다행히.

앞에도 옆에도 뒤에서도 부처님께서 온통 지켜주고 계시니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어리석게도 왜 이렇게 늦게서야 그품이 보이는지...

그 어려운 시절 일제 치하에 신문지에 채소를 숨겨 일본 순사들의 눈을 피해 이골목 저골목을 돌며 발품으로 세 자매를 키워주신 어머니께는 부끄러운 형편 만 탓하고 어린 나이 학업도 포기하고 가장 노릇을 했던 큰언니의 짐도 나누어 가지지 못했습니다

사업을 했던 남편에게는 편한 밥 따뜻한 잠자리에 감사하기 보다는 더 여유있게 못 해준다. 원망하였습니다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뇌졸중으로 떠나 보내고 나서야 그 행복과 사랑을 되돌아보며 날마다 미안해하며 살고 있습니다

부처님을 평생 의지하며 기도로 일생을 살다 가신 어머니의 가족 인연으로 수행자의 길을 걷고 계신 큰 스님의 보살핌으로 이제서야 부끄러움도 알게 되고 참회도 하게 됩니다

그와중에 어미노릇도 제대로 못했지만

효자 효녀인 4남매는 저의 자랑입니다

혼자 사는 삶에.

소녀 가장으로 힘겹게 살던 언니가 늙고 아픈 몸으로 혼자되어

제 곁에 오게되어 서로 의지하며 지냅니다. 이몸도 늙고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언니를 보살피며 지금이나마 지난날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감사한 마음이니

저절로 행복해지며 

그동안의 참회를 회향하려 합니다. 

부처님 세상으로 가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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